한국이 만든 관측소, 태양계 밖 행성 2개 첫 발견

입력 2016-07-29 10:45  



(박근태 IT과학부 기자)한국이 지난해 구축을 마친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이 가동 이후 처음으로 태양계 바깥에 떠있는 외계 행성 2개를 찾아냈다. 지난 10월 가동을 시작한 KMTNet은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세 곳에 설치한 지름 1.6m 광학망원경으로, 1년 내내 24시간 외계 행성을 추적하는 세계 최초 시스템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지구에서 우리은하 중심 쪽으로 각각 2000광년과 2만7000년 떨어진 곳에서 목성처럼 가스로 가득 찬 외계행성을 찾아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충욱 천문연 광학천문본부 변광천체그룹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발견된 2개 중력렌즈 사건을 KMTNet을 활용해 관측한 결과 최종적으로 목성형 외계 행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외계행성은 태양계 밖에 있는 다른 별(항성) 주위를 도는 행성을 말한다. 최근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외계행성을 찾는 것은 현대 천문학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이번에 발견한 첫 번째 외계행성(OGLE-2015-BLG-0954Lb)은 목성 질량의 4배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표면온도가 태양보다 2500도 낮은 3000도인 엄마별(중심별)에서 약 1.2AU(천문단위·1AU는 태양과 지구 사이 거리) 떨어져 있다. 행성 온도는 영하 190도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목성 질량의 0.7배에 불과한 외계행성(OGLE-2015-BLG-0051Lb)도 연이어 발견했다. 표면온도가 약 2300도인 중심별에서 0.73AU 정도 떨어져 있다. 태양과 지구간 거리보다 가깝지만 중심별의 온도가 낮아 평균온도가 영하 220도일 정도로 춥다. 둘 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가진 행성을 뜻하는 해비터블존은 아니다.

연구진이 활용한 방법은 최근 유행하는 미시중력렌즈 방식이다. 2004년 처음 제안된 이 방법은 멀리 떨어진 별에서 지구로 날아오는 빛이 중간에 다른 별과 그 주변 행성을 통과하면서 빛 밝기가 달라지는 현상을 이용한다. 별과 관측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외계행성이 존재하면 빛이 행성의 중력에 의해 휘어져서 관측하고 있던 별 밝기가 원래보다 밝아지는 원리다. 외계행성과 중심별이 렌즈 역할을 한다고 해서 ‘중력렌즈’라고 부른다. 천문연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은 3476개로, 이중 49개가 중력렌즈 방식으로 발견됐다.

천문학자들은 이전까지 망원경을 이용해 외계행성의 중력 때문에 중심별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현상을 포착하는 시선속도 측정 방법을 주로 이용했다. 행성이 중심별 주위를 돌다가 별을 가리는 현상을 관찰해 행성 유무를 판단하는 행성횡단 관측법도 활용됐다. 중력렌즈 방법은 이보다 더 최신 방식이고 중심별 주변을 돌지 않고 혼자 우주를 떠도는 떠돌이행성을 찾아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진은 첫 번째 외계행성 확인 사실을 한국천문학회지에, 두 번째 외계행성은 미국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했다.

KMTNet은 남반구 3개 대륙에 설치돼 있어 ‘별이지지 않는 관측소’로 불린다. 한 관측소에서 밤새 우리은하 중심을 관측하다가 아침이 되면 밤인 지역에 있는 다음 관측소가 바통을 이어받아 관측을 이어간다. 남반구 3개 천문대는 경도상으로 약 8시간 정도 차이가 나므로, 칠레 관측소에서 관측이 끝나갈 즈음에는 호주에서 관측이 시작되고, 호주 관측이 끝날 때면 남아공 관측소에서 이어서 관측이 진행된다. 김승리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KMTNet의 특성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연구결과를 보면 매년 100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이 외계행성 탐색 분야의 국제적 선도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끝)/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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